
엘리야는 북 이스라엘의 아합왕과 아하시야왕 통치기에 활동한 선지자다. 요단강 동쪽의 길르앗 디셉 출신이며, 털옷을 입고 가죽띠를 띠고 다녔다는 특징이 있다. 성경 열왕기상·하에 엘리야의 행적이 다수 기록돼 있다.
엘리야가 활동한 시기에는 북 이스라엘에 우상 숭배가 횡행했다. 엘리야는 바알에게 미혹된 백성들에게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고, 하나님께 받은 능력으로 권능을 행하며 백성들의 마음을 돌이켰다. 그가 회오리바람에 휩싸여 승천한 뒤 북 이스라엘을 깨우치는 사명은 그의 수제자 엘리사가 이어받았다.
엘리야의 주요 행적
아합왕 통치기
엘리야는 우상 숭배에 빠진 아합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며 경고했다. 아합은 시돈의 공주인 이세벨과 결혼해 북 이스라엘에 바알 숭배를 들여왔다. 수도 사마리아에 바알의 사당을 짓고 아세라 목상을 세워 백성들까지 우상을 숭배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악행은 하나님을 노하시게 했다.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앞으로 내 말이 없으면 수년간 비와 이슬이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고, 이스라엘에는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
아합과 이세벨은 엘리야를 찾아내려고 했지만 엘리야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요단강 동편 그릿 시냇가에 숨어 지냈다. 까마귀들을 통해 엘리야에게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서는 가뭄으로 시내마저 마르자 시돈의 사르밧(사렙다) 지역에 사는 한 과부에게 그를 보내셨다. 하나님 말씀을 믿고 엘리야를 대접한 사르밧 과부는 가뭄이 그칠 때까지 통의 가루와 병의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축복을 받았다. 이후 과부의 아들이 병으로 죽자 엘리야가 하나님께 기도해 살려냈다.
이스라엘에 가뭄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을 때,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아합을 찾아가라고 말씀하셨다. 엘리야는 아합에게 극심한 가뭄의 원인은 하나님의 명령을 버리고 바알을 섬긴 데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바알 선지자 450명과 아세라 선지자 400명을 갈멜산으로 모아 백성들 앞에서 참 신을 가려내자고 제안했다.
엘리야의 제안대로 갈멜산에 거짓 선지자 850인과 백성들이 모였다. 엘리야는 여호와의 이름과 바알의 이름으로 각각 제사해 어느 신이 불로 응답하는지를 통해 참 하나님을 가리자고 했다. 바알 숭배자들은 송아지를 잡아 제단에 놓고 그 주위에서 뛰놀며 그들의 규례대로 칼과 창으로 몸에 상처를 내며 부르짖었지만 아무 응답도 없었다. 엘리야는 무너진 여호와의 단을 쌓고 제단 둘레에 도랑을 파서 번제물 위에 물까지 부었다. 저녁 소제를 드릴 때쯤 엘리야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리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웠고 도랑의 물까지 말려버렸다. 백성들은 그제야 여호와야말로 하나님이라고 시인했다.
엘리야는 백성들과 힘을 모아 바알의 선지자들을 처치했다. 이어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 간절히 기도했다. 얼마 뒤 구름과 바람이 일어나고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큰 비가 내렸다. 3년 6개월 만에 내린 비였다(약 5장 17절).
이 모든 일을 알게 된 이세벨은 엘리야를 죽이려고 했다. 엘리야는 호렙산 동굴로 피신하여 하나님께 이스라엘에 대해 탄원하는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가운데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명을 남겨두셨다며 그에게 용기를 주셨다. 또한 하사엘과 예후와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각각 아람 왕과 이스라엘 왕, 선지자로 세우라고 명하셨다.
엘리야는 여러 악행을 저지른 아합과 이세벨의 죽음에 대해서도 예언했다. 아합의 왕궁 근처에 이스르엘 사람 나봇이 소유한 포도원이 있었다. 아합은 그곳에 나물 밭을 만들고자 나봇에게 포도원을 팔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나봇이 조상의 유산을 파는 것은 하나님께서 금하신 일이라며 거절하자 이세벨은 계략을 꾸몄다. 나봇을 높인 후 건달들에게 그가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고 거짓 증언을 하게 함으로써 백성들의 손에 죽게 만든 것이다. 엘리야는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기 위해 내려온 아합왕을 책망하며, 아합과 이세벨이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처참하게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하시야왕 통치기
아합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아하시야는 아버지 아합처럼 바알을 숭배하며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 어느 날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이 든 아하시야는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자신의 병이 나을지 묻고자 사자를 보냈다. 아하시야의 사자는 여정 도중에 털이 많고 가죽띠를 띤 선지자를 만났는데, 그 선지자는 ‘왕이 하나님이 아닌 바알세붑에게 물으려 했기 때문에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자에게 이를 전해 들은 아하시야는 선지자의 인상착의를 물었고, 그가 엘리야임을 바로 알아차렸다.
엘리야는 아하시야가 보낸 오십부장을 따라 왕 앞에 가서 왕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다시금 하나님의 뜻을 전했다. 이후 그 예언대로 아하시야왕은 죽고 그의 형제인 여호람이 즉위했다.
신약시대 등장할 엘리야
성경에는 장차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실 것과 더불어, 하나님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 선지자 엘리야가 먼저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이 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보내리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예비할 것이요 또 너희의 구하는 바 주가 홀연히 그 전에 임하리니 곧 너희의 사모하는 바 언약의 사자가 임할 것이라” 말 3장 1절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극렬한 풀무불 같은 날이 이르리니 ⋯ 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그가 아비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비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 ⋯” 말 4장 1~6절
이 예언은 일차적으로 2천 년 전 예수님의 길을 예비한 침례 요한에 의해 이루어졌다(마 17장 9~13절). 그러나 완전한 성취는 ‘엘리야가 극렬한 풀무불 같은 날,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나타난다’는 예언처럼 최후 심판이 이르기 전, 마지막 시대에 이뤄진다. 구약시대 엘리야가 바알 숭배가 만연한 상황에서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켰듯, 마지막 시대에 나타날 엘리야는 새 언약을 통해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사역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