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용어는 ‘그리스도(Christ)’와 미사를 뜻하는 ‘마스(mass)’가 결합된 것으로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이다. 수많은 교회가 매년 크리스마스를 예수님의 탄생일로 기념하지만 정작 초대교회 당시에는 크리스마스가 없었다. 크리스마스는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4세기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오늘날 특정 국가나 종교의 기념일을 넘어 세계인의 축제로 여겨지는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유래와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자.
12월 25일은 원래 태양신 탄생일
기원전 1세기경,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에서 파생한 미트라교가 로마에 들어와 ‘로마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 미트라교는 태양신 미트라를 믿는 종교였다. 이 태양신 미트라의 탄생일이 바로 고대 로마의 달력상 1년 중 낮이 가장 짧은 동짓날, 즉 12월 25일이었다.
미트라는 ‘솔 인빅투스(Sol Invictus)’, 즉 ‘정복되지 않는 태양신’으로 알려져 군인들에게 추앙받았다. 폼페이우스(B.C.106∼B.C.48)의 동방원정 후에는 로마 제국의 수호신으로 격상되었다. 아우렐리아누스 황제(A.D.270∼A.D.275 재위)가 태양신 미트라의 고장인 이메사(Emesa)에서 적을 격파한 후에는 미트라가 자기 백성을 버리고 로마에 승리를 안겨주었다며 274년 12월 25일을 ‘정복되지 않는 태양의 탄생일’로 정해 로마 제국의 국경일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태양신 탄생일을 받아들인 로마 교회
313년에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 역시 ‘정복되지 않는 태양신’ 미트라를 좋아했다. 그는 기독교를 공인한 후에도 미트라교의 태양신과 기독교의 하나님을 동일한 신으로 간주해 두 종교를 접목시키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로마 제국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아 세속화되고 있었던 교회는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이방 사상과 상징을 받아들였다. 그중 하나가 태양신의 탄생일, 12월 25일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기독교와 이교적 관습
“기독교회는 많은 이방 사상과 상징을 받아들였다. 예를 들면 태양 숭배로부터 예수의 탄생일이 태양제의 날인 12월 25일로 정해지게 되었다.” 라이온사 편, 『교회사 핸드북』, 송광택 역, 생명의말씀사, 1991, p.131.
윗글의 ‘태양제의 날’이 영어 원문에는 ‘the birthday of the Sun’, 곧 ‘태양의 탄생일’이라고 기록돼 있다. 태양신의 탄생일이 교회 안에 들어와 예수님의 탄생일로 둔갑하게 된 것이다. 이 크리스마스를 처음으로 지킨 교회는 로마 교회였다.
“모든 가톨릭 교회와 대부분의 그리스 정교회,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이 기념일을 12월 25일에 지킨다. … ‘무적의 태양의 탄신일’(Natale Solis Invicti)을 그리스도교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 이 태양신에 그리스도를 대치시켜 354년 로마의 리베리오 주교는 이날을 성탄으로 판정하여 그해 로마 축일표에 기록했고 5세기 초에 이날을 예수 성탄 축일로 정식 선포한 것이다.” “예수성탄 대축일”, 『한국가톨릭대사전』, 한국교회사연구소, 1985.
354년경, 로마 교회에서 태양의 탄신일을 지키기 시작했다. 예수님의 탄생일과 전혀 무관한 이방 신의 탄생일을 받아들여 교리화한 것이다. 이는 사도들을 비롯한 초대교회 성도들은 누구도 크리스마스를 지킨 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성경 어디에도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록이 없다.
크리스마스의 기원은 이교의 축제일
또 다른 책에는 고대 로마시에서 12월에 있었던 3대 축제가 크리스마스의 기원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성탄절: 성탄절을 12월 25일로 지킨 것은 354년의 기록에 나타났으니, 곧 로마 감독 리베리우스(Liberius) 시대였다. 379년에는 콘스탄티노플시에서 축하하였고 애굽과 팔레스틴에 전파되었다. 크리스마스의 기원을 특기하자면 그 풍속이 로마에서 일어난 것이니 그 차제가 이런 것이다. 로마에는 12월 말에 들어서면서 연거퍼 삼대 축제일이 있은 것이다.
그 하나는 사투르날리아(Saturnalia)라고 하는 것이 있었으니 12일부터 24일까지 지킨 것이다. 잠시 다른 신이 지배할 때에 황금시대를 이루었는데 그 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축하는 것이다. 이 절기에는 빈부귀천의 구별을 망각하고 환락에 취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길라리아(Sigillaria) 제일이 있으니 12월 하순에 있은 것으로 이때에는 소아에게 인형을 주어 즐기게 하는 절기인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브루말리아(Brumalia) 제일이니 이것은 동지제(冬至祭)로서 태양의 떠오름을 축하하는 절기였다.
이런 축제일에 가담할 수 없는 기독교인들로서는 별다른 의미로 축하하는 집회를 모색하게 된 것이고 또한 그리스도께서 이 태양이 나온 후에 탄생하셨다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되어서 이때로 크리스마스를 삼아 축하하는 풍이 시작하게 된 것이니 이것이 곧 구주 강탄 축하의 시작인 것이다.” 송낙원, 『교회사』, 이건사, 1981, pp.174~175.
이처럼 크리스마스는 세속화된 기독교인들이 성경에 날짜가 명시되지 않은 태양신 탄생 축제일인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정함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태양신을 믿던 많은 이교도가 로마 가톨릭교로 개종했지만 사실상 자신들이 해오던 의식만 일부 바꿔 신앙생활을 이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16세기 이후에 로마 가톨릭교에서 분파해 나온 개신교도 로마 가톨릭교의 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교에서 사용하는 ‘미사’라는 표현이 담긴 ‘크리스마스’라는 명칭을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며 크리스마스를 지키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하나님의 뜻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일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태양을 숭배하는 이교도들의 습속을 그대로 받아들여 만든 하나의 풍속에 지나지 않는다. 기독교인, 비기독교인을 막론하고 그리스도를 부르며 평화와 희망을 기도하는 날의 기원이 기독교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이 퍽 모순적이다. 수많은 교회에서 성탄(聖誕), 즉 ‘하나님께서 사람 되어 이 땅에 탄생하심’을 기념한다면서 태양신의 탄생일을 지키고 있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다.
기독교 신앙의 기원은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하며, 어느 나라의 풍습이나 이방 종교의 습속이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신을 섬기는 자들의 행위를 본받지 말라고 하셨다(신 12장 30절). 또한 이방인의 규례를 행하는 자들에게 멸망의 형벌을 내리겠다고도 하셨다(겔 11장 8~12절). 그런데도 태양신교의 풍속인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지키겠다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일이요, 형벌을 자초하는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